서울역 버스환승센터

2016. 3. 3. 20:59Photo/서울시내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매일 이곳을 통해 출퇴근을 했었다. 하루에 직장을 오가는 데에만 대충 4시간. 퇴근시간이 되면 드넓은 도로 한가운데 섬처럼 떠있는 버스 정류장에 사람들이 가득 들어찼다. 누군가 실수로 아차하면 우르르. 섬 아래로 떠밀려 떨어질 것 같았다.

버스는 저 멀리 신호에 대기하고 있다가 파란불이 들어오면 사이드미러를 들이밀며 무섭게 위협하며 다가왔다. 사람들로 가득한 그 아수라장에서, 버스에 달려들다 사고가 날까 오히려 더 신경질적이었던 것 같다. 위협하며 사람들을 밀치는 버스와, 조금이라도 먼저 버스에 타서 자리에 앉으려는 사람들의 실랑이는 멈추지 않았다.
그 아수라장을 매일 오가다보면 나도 조바심이 났다. 길거리에 버리는 시간이 얼마인데,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줄 여유가 그때의 나에게는 없었다. 지금 출발해도 집에 도착하면 12시... 머리속으론 얼른 집에 갈 생각 뿐이었다.

이제는 다행히 직장과 가까운 곳에 거처가 생겼다. 제법 대견하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그 먼 길을 오가며 돈을 모은 내가. 그리고 부족한대로의 내 능력으로 내 필요한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있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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