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2)
-
일회용 인간도 인간이다.
자본주의. 이 영화를 설명하는 데 저 단어만큼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자본주의가 인간은 대상화하고 소외시키는 현실을 꼬집은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맞을 수 있다. 하지만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를 “이상향에 대한 화자의 갈망과 어린 시절의 어쩌구…..”라고 설명하는 것 만큼 재미없는 해설은 없으니, 굳이 이 영화에 자본주의 어쩌구 하는 설명은 가져다 붙이지 말자. ‘문’은 한 편의 모노드라마다. 달 표면에서 채취한 청정 에너지로 지구를 먹여살리는 미래. 주인공 샘은 우주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며 채집한 에너지를 지구로 보내는 3년 계약직 근로자다. 그래서 영화에 등장하는 배경은 우주선과 달 표면 뿐이고, 등장하는 인물은 샘 하나 뿐이다. 그런데. 샘은 사실 하나가 아니다. 계산은 간단하다...
2009.12.12 -
슬픈 샐러리맨의 영화 - 디스트릭트9
'죽여주는 영화'를 만났을 때 나는 항상 온 몸이 경직된다. 극장 의자에 등과 뒤통수를 밀어붙이고는 굳은 표정으로 영화가 끝날 때까지 움직이지 못한다. 영화가 리듬감을 놓치고 늘어지기 전까지는 이렇게 온 몸이 긴장된 상태로 힘들게(?) 영화를 본다. 디스트릭트9 덕분에 간만에 영화관을 나서는 몸상태가 뻑적지근했다. 죽여주는 영화였다. 영화는 요하네스버그에 불시착한 외계인을 인간들이 격리수용한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지능이 떨어지고 폭력적인 외계인 때문에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MNU는 이주를 결정한다. 물론 위력적인 외계인 무기를 회수하는 것이 인간들의 속내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외계물질(영화에서는 유동체라고 표현된다)에 노출된 비커스. 외계DNA가 몸 속에 번식하면서 팔부터 조금씩 외계인으로 변하기..
2009.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