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인간도 인간이다.
자본주의. 이 영화를 설명하는 데 저 단어만큼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자본주의가 인간은 대상화하고 소외시키는 현실을 꼬집은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맞을 수 있다. 하지만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를 “이상향에 대한 화자의 갈망과 어린 시절의 어쩌구…..”라고 설명하는 것 만큼 재미없는 해설은 없으니, 굳이 이 영화에 자본주의 어쩌구 하는 설명은 가져다 붙이지 말자. ‘문’은 한 편의 모노드라마다. 달 표면에서 채취한 청정 에너지로 지구를 먹여살리는 미래. 주인공 샘은 우주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며 채집한 에너지를 지구로 보내는 3년 계약직 근로자다. 그래서 영화에 등장하는 배경은 우주선과 달 표면 뿐이고, 등장하는 인물은 샘 하나 뿐이다. 그런데. 샘은 사실 하나가 아니다. 계산은 간단하다...
2009.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