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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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2. 눈오는 날 퇴근 후
눈이 왔다. 낮부터 눈이 펑펑 내렸다. 바로 며칠 전 퇴근길에 내린 폭설 때문에 고생한 사람들은 서둘러 피씨를 끄고 퇴근을 했다. 덕분에 나도 미련 없이 컴퓨터를 끄고 퇴근시간에 맞춰 사무실을 나왔다. 집에 도착하니 6시다. 겨울이라 해가 짧은데도 아직 날이 다 어두워지지는 않았다. 저녁거리를 사러 집을 나서며, 카메라를 챙겼다. 오랜만이다. 카메라와 함께 집을 나서는 일은. 눈에 보이는 골목마다 카메라를 들고 들어섰다. 별것 아닌 골목길도 눈이 쌓이면 고요하고 정겨운 풍경으로 바뀐다. 며칠 전 지나가다 눈에 들어온 커피 원두가게에 들러 원두를 골랐다. 과테말라, 브라질, 케냐, 콜롬비아... 온갖 나라의 이름이 붙은 플라스틱 통에 원두가 제각기 다른 높이로 남아있다. 통이 왠지 익숙하다. 그리고 보니 ..
2021.01.12 -
창문
galaxy note 5
2016.04.27 -
여행을 떠나요
20130914 @판교역
2013.10.16 -
베란다
햇살좋은날20130825 @집
2013.08.29 -
같은 하루
집에 오는 버스를 탔다. 11시가 넘은 시간이라 여유있게 창가에 앉아 밖을 바라본다. 버스는 서울역에서 회차하여 명동을 가로질러 한남대교에 올라탄다. 다리 너머로 검은 한강물, 노란 불빛들, 그리고 그 위로 마저 어두워지지 못한 붉은 밤하늘이 뒤덮였다. 버스는 계속 달려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선다. 도로를 따라 늘어선 잿빛 소음방지벽이 시선을 어지럽힌다. 텅 빈 도로 위를 달리는 텅 빈 버스에 멍하니 앉아있으려니, 문득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들이 낯설다. 생각해보면 나는 내 두 눈에게 매일 똑같은 몇 개의 장면만을 보여줬다. 하루를 돌이켜보면 기억나는 장면이라곤 두세가지 뿐이다. 매일 아침 버스정류장에 다가오는 1500-2번 버스의 모습, 지하철 환승역에 가득 들어찬 사람들, 그리고 하루 종일 책상위의 모니터..
2011.05.04 -
30초만큼도 바뀌지 못하는 인간.
출근길. 오늘도 간발의 차이로 타야 할 버스를 놓쳤다. 어쩌면 이렇게도 매일 똑같이,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버스가 지나가는걸 바라봐야 하는 걸까. 경기도 광주에 사는 나는 빨간색 1150번 버스를 타고 다닌다. 먼 거리를 다니다 보니 일찍 출근해서 늦게 귀가하느라 항상 잠이 모자라다. 서울역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를 타야 모자란 잠을 보충하며 갈 수 있는데,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 지하철로 갈아타는 코스를 잡을 수밖에 없다. 자연히 버스에서 잘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든다. 그 중요한 버스를 나는 항상, 간발의 차이로 버스를 놓친다. 1분만, 아니 30초만 빨리 나와도 탈 수 있는 것을! 단 30초만큼도 변하지 못하는 나라는 존재.. 여자친구와 싸울 때마다, 나는 또다시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내가 타야할..
2010.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