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의 예절

2017. 12. 17. 22:11Essay

경조사가 많은 주말이었다. 한 번의 결혼식과, 두 번의 장례식이 있었다. 오래 머무르지는 안았지만 잠깐이라도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 왔다.


사회생활에 요령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가급적이면 장례처럼 어려운 일에는 꼭 다녀오려고 한다. 마음이 힘든 순간에 누군가 찾아와 인사를 건내고 돌아가는 것 만으로도 적잖은 위로가 된다. 굳이 어떤 위로의 말을 건내야 할지, 어떻게 내 마음을 다 전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정해진 형식을 따라 예절을 갖추는 것 만으로 충분히 위로가 된다. 


나는 인간관계에 요령이 좋은 편이 아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한참 후에 뒤늦게 내가 안해도 될 말을 한건 아닐지, 괜한 짓을 한건 없는지 고민에 빠지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런 고민은 굳이 내 마음속에 일어나는 어떤 마음을 그대로 두지 않고 입밖에 내면서 시작된다. 매번 실패하면서도 같은 일을  반복한다. 적당히 그 상황에 어울릴 법한 이야기로 만족하는 법을 배운다면 덜 상처받고, 덜 상처주게 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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